불볕더위엔 혈관도 들끓는다…목 타면 심장 더 세게 뛰는 이유
폭염이 계속된 3일 서울의 한 쪽방촌에서 어르신이 선풍기 바람을 쐬며 방안에 홀로 누워 있다. 뉴스1
하루 최고체감온도가 33~35도에 이르는 무더운 여름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27일 올해 온열질환자가 전년 대비 22.1%가 증가해 총 885명이라고 밝혔다. 이 중 7명은 사망했다. 온열질환은 열로 인해 발생하는 급성질환이다. 뜨거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되면 두통ㆍ어지러움ㆍ근육경련ㆍ피로감ㆍ의식저하 등의 증상을 보일 수 있다. 방치했을 경우 생명까지 위협한다. 서울아산병원 도움말로 폭염에 취약한 노인과 만성질환자, 어린이들이 주의해야 할 내용을 정리했다.
온열질환, 80대 노인에서 발생률↑
폭염으로 인해 생기는 온열질환은 특히 지병이 있거나 가난하고, 연고가 없는 노인에게 치명적이다. 2021년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 운영결과에 따르면, 작년 한 해 온열질환으로 응급실을 찾은 환자는 50ㆍ60대가 가장 많았지만, 인구 10만 명당 연령별 발생률은 80대 이상의 노인에서 가장 높았다.
서울 전역에 폭염경보가 내린 29일 시민들이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양산을 쓰고 나무그늘 밑으로 걷고 있다.
연합뉴스
정희원 노년내과 교수는 “가만히 실내에 있다고 해도 실내 온도 자체가 높으면 땀을 계속 흘려 탈수가 올 수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탈수 증상은 움직임이 평소보다 힘들고, 무력감이 느껴지는 것이다. 밥맛이 없어지거나 소변량이 현저히 줄어들어도 탈수를 의심해봐야 한다.
정 교수는 탈수를 예방하기 위해 물병을 늘 들고 다니며 수시로 수분 섭취를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폭염 때 야외활동을 하는 경우 15~20분마다 한 컵 정도의 물을 마시는 게 적당하다. 이온음료는 당분만 많이 섭취하게 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탈수를 유발하는 알코올이나 카페인 섭취는 멀리하는 것이 좋다. 체감 온도가 최고조에 달하는 오후 12~5시에는 야외 활동을 피하고 비닐하우스 안에서 하는 작업은 특히 위험하니 삼가야 한다.
여름철 기립성 저혈압 발생 늘어
폭염주의보가 발효된 28일 광주 북구 상시 선별진료소에서 보건소 의료진이 냉조끼를 입고 업무를 보고 있다.(북구 제공) 뉴스1
고혈압 환자 등 만성질환자들은 더 주의해야 한다. 여름에는 겨울보다 상대적으로 혈압이 낮아지기 때문에 기립성 저혈압이 더 많이 발생한다. 주로 갑자기 일어설 때 머리가 어지러워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김대희 심장내과 교수는 “만약 고혈압 환자가 평소 감압제를 복용하고 있다면 약 자체가 혈관 확장제 성분이므로 기립성 저혈압이나 혈압 하강에 따른 증상을 더 느끼기가 쉽다.
심한 경우 실신이나 이에 따른 낙상을 유발할 수 있다”라며 “폭염 시 장시간의 외부 활동을 삼가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을 앓은 병력이 있는 환자나 심부전 환자, 심혈관질환 위험성이 높은 환자라면 폭염을 피하는 게 상책이다. 김대희 교수는 “탈수가 진행되면 혈액량이 줄어드는데 그러면 심장은 전신에 혈액을 공급하기 위해 더 빨리 그리고 세게 뛴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심장병 환자의 경우 “한낮뿐 아니라 교감신경이 활성화되는 아침 시간도 외출을 피하는 것이 좋다”라며 “가급적 저녁 시간을 이용해 야외활동을 할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또 “운동 후 찬물로 샤워하게 될 경우 더운 날씨에 확장됐던 혈관이 갑자기 수축해 심장병이 악화하거나 급성심근경색으로 심정지가 일어날 수 있다”며 “급하게 찬물을 끼얹는 행위는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열사병 vs 일사병, 어떻게 대처하나
29일 오후 광주 북구에 있는 광주시민의숲물놀이장에서 아이들이 물놀이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이들의 경우 열 배출이 어려워 온열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다. 류정민 소아응급의학과 교수는 “아이가 의식은 있지만 땀을 많이 흘리고 안색이 창백하며 어지러움을 호소한다면 일사병이 의심되니 바로 응급처치를 하거나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고 말했다. 열사병은 일사병보다 더 심각한 상태로 체온조절중추 기능을 상실해 체온이 떨어지지 못하고 40도 이상 크게 오르는 게 특징이다. 일사병과 달리 서늘한 곳에서 쉬어도 어지러운 증상이나 의식 저하가 계속되며 고열에도 땀이 흐르지 않는 증상이 나타난다. 류 교수는 “이 경우 생명에 지장을 줄 수 있으니 즉시 119에 연락해 응급의료센터를 방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여름철이 되면 소아 중이염 환자도 급증한다. 대부분 물놀이를 다녀온 후 귀의 통증, 먹먹함, 울림, 이명, 청력 감소, 발열, 구토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 병원을 찾았다가 진단을 받게 된다. 류 교수는 “아이가 중이염에 걸려 귀가 아프고 열이 난다면 해열진통제를 먹이면 도움이 된다”라며 “열이 조금 내리고 귀의 통증이 잠잠해지면 얼음 주머니나 얼음 수건으로 아이의 귀를 5분 이내로 냉찜질해 주는 것이 통증 완화에 좋다”고 설명했다.
출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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