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테스에서 스쿼트 100개를 따라했다고 신이 났는데 어김없이 몸살이다. 몸이 마음을 따라주지 않는다. 강사님께 이런저런 질문을 드리면 '대책없다'는 어머님을 기준으로 하여 답을 주신다. 어느 틈에 '시니어' 회원이 되었다.
나이가 든다는 건
황금도깨비 상을 수상한 루리 작가의 <그들은 결국 브레멘에 가지 못했다>는 나이든 당나귀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당나귀 씨 이제 운전하기에는 나이가 너무 많아요.
무슨 말인지 이해하시죠?
그런데 자동차와 타이어는 이제 낡을 대로 낡아서
가던 길을 멈춰서야 하는 때를 맞게 되지요.
다시 떠난 여행, 누구와, 어디로?
그런데 <낡은 타이어의 두 번 째 여행>에서 타이어는 좀 다른 생각을 한다.
하지만 나는 계속 여행하기로 마음먹었어요.
세상을 더 보고 싶었거든요.
그럼 이제 우리는 뭐하지?
낙담한 마음으로 모여앉은 이들, 그런데 배가 고프다. 당나귀가 가져온 참치 통조림에, 바둑이가 싸온 김치, 그리고 꼬꼬댁씨의 두부를 넣어 김치찌개를 끓여 함께 먹는다. 맛있다! 그러지 말고 우리 이걸로 장사를 하면 어떨까?
책 제목처럼 당나귀씨, 바둑이씨, 야옹이씨, 꼬꼬댁씨는 브레멘에 가지 못했다. 아니 가지 않았다. 하지만 대신 당나귀씨는 친구들과 김치찌개 장사를 분주하게 준비한다. 낡은 타이어도 원하던 세상 구경을 맘껏 해보지 못했다. 낡은 타이어는 비록 예전처럼 신나게 굴러가지는 못하지만 많은 친구들과 함께 변하는 계절에 맞춰 새로운 세상을 만난다.
나이듦이란 세상 구경을 하고 싶지만 커다란 바위에 부딪쳐 바닥에 드러누워 버린 타이어와 같은 처지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두 권의 그림책 속 주인공들은 더는 예전과 같은 삶을 살 수 없는 처지에서 새로운 삶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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